서울의 피부과나 성형외과 밀집 지역을 걷다 보면 외국어 안내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여행가방을 끌고 병원을 찾는 방문객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진료와 관광을 함께 묶은 한국 의료관광이 빠르게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약 117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약 60만 6천 명과 비교하면 93.2% 증가한 수치이며,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집계한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런데 성장세가 이어지는 시점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미용·성형 의료서비스를 받은 뒤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을 수 있었던 특례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공급받은 의료용역에 한해 적용됐다.
외국인 환자가 크게 늘어난 시장에서 약 10%에 해당하는 가격 혜택이 사라지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117만 명까지 커진 의료관광
한국의 외국인 환자 시장은 코로나19 전후로 큰 굴곡을 겪었다.
2019년에는 약 49만 7천 명이 한국 의료기관을 찾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는 약 12만 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1년 14만 6천 명, 2022년 24만 8천 명으로 조금씩 회복했고, 2023년에는 약 60만 6천 명까지 늘었다.
2024년에는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서며 약 117만 명을 기록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는 전년보다 93.2% 증가한 수치다.
| 연도 | 외국인 환자 수 | 시장 흐름 |
|---|---|---|
| 2019년 | 49만 7천 명 | 코로나19 이전 최고 수준 |
| 2020년 | 약 12만 명 | 국경 이동 제한으로 급감 |
| 2021년 | 14만 6천 명 | 회복 초기 |
| 2022년 | 24만 8천 명 | 입국 정상화와 함께 증가 |
| 2023년 | 60만 6천 명 | 2019년 실적 돌파 |
| 2024년 | 약 117만 명 | 역대 최대 실적 |
외국인 환자 통계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고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상태에서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외국인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이 숫자만 보면 한국 의료관광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새로운 성장 단계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환자 증가를 이끈 피부과·성형외과
최근 외국인 환자 증가의 특징은 대형병원의 중증 진료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23년 통계를 보면 외국인 환자의 66.5%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진료과목별로는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비중이 컸고, 특히 일본과 대만 환자의 피부·미용 의료 이용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서울 도심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명동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지역의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는 일본어로 상담과 예약을 돕는 코디네이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특정 의료기관 전체를 조사한 통계라기보다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의 모습에 가깝다. 실제로 일부 의료기관은 일본어 안내문과 상담 창구를 별도로 운영하고, 예약부터 진료·결제·사후 안내까지 외국인 환자에게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어 코디네이터를 둔다는 것은 단순히 통역 인력을 배치한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의료기관이 일본인 환자를 일시적인 방문객이 아니라 별도의 고객군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진료 안내와 예약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치료 기술만큼 언어와 절차의 편리함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2024년에도 일본, 중국, 대만 환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보건복지부는 특히 일본·중국·대만의 피부과 환자 증가가 전체 외국인 환자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의료관광의 최근 성장은 치료 목적의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여행 중 비교적 짧은 시간에 받을 수 있는 피부·미용 시술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중증 수술이나 암 치료를 위해 방문하는 환자는 병원의 의료기술과 전문성을 우선하지만, 미용 시술 환자는 진료비, 환율, 항공료, 대기시간과 상담 편의성까지 함께 비교하는 경향이 강하다.
외국인 환자가 늘면서 외국어 상담과 예약 지원은 일상적인 서비스가 됐다. 부가세 환급 종료 이후에는 가격뿐 아니라 의료진의 전문성과 전체 진료 경험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외국인 부가세 환급의 구조
국내 미용·성형 의료서비스에는 일반적인 치료 목적 진료와 달리 부가가치세가 붙는 항목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등록 의료기관에서 대상 의료서비스를 받은 뒤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공급가액이 100만 원인 미용 시술이라면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결제금액은 110만 원이 된다. 환급 특례를 이용하면 외국인 관광객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부가세 상당액을 돌려받아 실제 부담을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세특례제한법은 이 특례를 2025년 12월 31일까지 공급받은 미용·성형 의료용역에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2026년 1월 1일 이후 공급된 의료서비스에는 해당 환급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환급 절차를 규정한 시행령이나 고시가 남아 있더라도 실제 적용 대상은 법률에 정해진 의료용역 공급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환급 종료가 만드는 가격 변화
부가세 환급 종료가 가장 먼저 바꾸는 것은 외국인 환자가 느끼는 가격이다.
병원이 기존 공급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외국인 환자의 최종 부담은 이전보다 부가세 상당액만큼 커질 수 있다.
| 시술 공급가액 | 부가세 포함 결제액 | 환급 종료 후 부담 차이 |
|---|---|---|
| 100만 원 | 110만 원 | 최대 약 10만 원 |
| 300만 원 | 330만 원 | 최대 약 30만 원 |
| 500만 원 | 550만 원 | 최대 약 50만 원 |
위 금액은 환급 수수료와 개별 시술 조건을 제외하고 부가세 10%를 단순 비교한 예시다. 과거에도 실제로 환급받는 금액은 환급창구 수수료 등에 따라 부가세 전액과 차이가 날 수 있었다.
한 번의 진료비가 크지 않다면 차이가 작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항공료와 숙박비까지 함께 부담하는 의료관광객에게는 전체 여행 예산을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특히 여러 나라의 미용 시술 가격을 비교해 방문지를 결정하는 고객에게는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국인 환자 감소로 이어질까
부가세 환급 종료가 외국인 환자 감소 요인이 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환급 종료만으로 전체 외국인 환자가 곧바로 줄어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첫째, 부가세 환급은 모든 외국인 환자가 아니라 미용·성형 등 특정 의료서비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둘째, 중증 수술, 건강검진, 암 치료, 난임 치료처럼 의료진과 병원의 전문성이 중요한 진료는 가격 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할 수 있다.
셋째, 환율이 외국인에게 유리하거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다면 부가세 부담이 늘어도 방문 수요가 유지될 수 있다.
넷째, 병원들이 자체 할인이나 통역·숙박·관광 패키지를 통해 가격 상승분을 일부 흡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부가세 환급 종료는 전체 의료관광 시장의 붕괴 요인이라기보다, 가격 중심의 미용 의료시장에 먼저 영향을 주는 변수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연간 외국인 환자 유치 통계는 2024년 실적까지다. 2025년과 2026년의 실제 변화는 향후 국가별·진료과별 통계가 발표된 뒤 판단할 필요가 있다.
✓전체 환자보다 진료과별 변화
앞으로 통계를 볼 때는 전체 외국인 환자 수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전체 환자가 증가해도 피부과와 성형외과 환자는 줄 수 있다. 반대로 미용 환자가 줄더라도 중증 치료나 건강검진 환자가 늘면 전체 숫자는 유지될 수 있다.
부가세 환급 종료의 영향을 확인하려면 최소한 다음 내용을 나누어 봐야 한다.
| 점검 항목 | 확인 기준 | 실무 포인트 |
|---|---|---|
| □ 진료과 변화 | 피부과·성형외과 환자 수 | 전체 환자와 분리 확인 |
| □ 국가별 변화 | 일본·중국·대만·태국 | 국가별 가격 민감도 비교 |
| □ 평균 진료비 | 환자 1인당 의료비 | 환자 수·매출 분리 |
| □ 환율 영향 | 원화 대비 주요 통화 | 세금 효과와 구분 |
| □ 병원 가격정책 | 할인·패키지·통역비 | 외국인 실질 부담 확인 |
| □ 경쟁국 동향 | 일본·태국·대만 의료서비스 | 목적지 전환 점검 |
✓가격 경쟁에서 경험 경쟁으로
부가세 환급이 사라지면 병원은 두 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하나는 할인과 패키지를 통해 기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가격 외의 이유로 한국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외국인 환자는 진료비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예약 편의성, 통역, 상담, 진료 후 관리, 숙박, 이동, 결제, 출국 후 상담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명동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외국어 코디네이터 역시 이러한 변화의 일부다. 환자의 언어로 상담하고 예약과 진료 절차를 안내하는 서비스는 의료기술과 별개로 병원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환급 혜택이 있을 때는 다소 불편한 서비스도 가격 차이로 상쇄될 수 있다. 하지만 가격 혜택이 줄어들면 병원과 유치업체의 서비스 품질이 더 직접적으로 비교된다.
앞으로 한국 의료관광의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만이 아니라, 외국인이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전체 과정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117만 명 이후의 시험대
한국의 외국인 환자 시장은 2024년 약 117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과거 숫자가 앞으로의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최근 성장을 이끈 미용 의료 분야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가격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부가세 환급 종료가 외국인 환자 감소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2025년과 2026년의 공식 통계가 발표돼야 실제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시장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가격만으로 선택받던 의료기관은 더 큰 경쟁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의료진의 전문성, 외국어 상담, 예약 편의성, 사후관리와 관광 연계까지 갖춘 기관은 가격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
부가세 환급 종료는 한국 의료관광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결론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넘어설 수 있는지를 묻는 새로운 시험대에 가깝다.
참고자료
보건복지부, 2024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발표
보건복지부, 2023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발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4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
국가법령정보센터, 조세특례제한법 제107조의3
English Summary
Korea attracted about 1.17 million foreign patients in 2024, the highest number on record. The VAT refund for eligible cosmetic medical services applied only to services supplied through December 31, 2025. Its actual impact should be assessed by medical specialty, patient nationality, exchange rates, pricing policies, and service qual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