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이유,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일 잘하는 사람이 빠졌을 때 업무가 멈추는 사람 병목을 표현한 썸네일

일 잘하는 사람이 하루 휴가를 갔는데 일이 멈춥니다.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고, 파일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기준으로 처리했는지도 모릅니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 사람이 다 처리해줬으니까요.

그런데 한 사람이 빠진 순간,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문제가 드러납니다.

업무와 경험, 판단 기준이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이 모여 있었던 겁니다.

일을 잘할수록 일이 더 몰립니다

이런 상황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누군가 일을 잘합니다. 처리도 빠르고 문제가 생겨도 알아서 해결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중요한 일을 그 사람에게 맡기게 됩니다.

잘하니까 맡기고 → 맡기니까 경험이 쌓이고 → 경험이 쌓이니까 더 잘하고 → 더 잘하니까 중요한 일이 더 몰립니다.

당장은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이건 그 사람 아니면 안 돼.”

이때부터 한 사람의 뛰어난 능력은 조직의 강점인 동시에 병목이 될 수 있습니다.

일 잘하는 한 사람에게 업무가 집중되면서 조직의 병목이 생기는 과정

진짜 문제는 업무량만이 아닙니다

“한 사람에게 일이 너무 많이 몰렸다.” 보통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업무뿐 아니라 경험과 판단 기준까지 함께 쌓인다는 것입니다.

거래처에서 문제가 생기면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이 숫자가 평소와 다르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경우에는 원칙대로 처리하고 어떤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해야 하는지.

이런 실무 경험은 파일 몇 개를 공유한다고 그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빠지면 자료는 남아 있어도 일하는 방법이 사라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개인의 탁월함과 조직의 역량은 다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분명 조직의 자산입니다.

문제는 그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그 사람만 알고 있어야 일이 돌아가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직에는 최소한 세 가지가 남아야 합니다.

업무 절차
누가 하더라도 기본적인 업무 흐름을 따라갈 수 있어야 합니다.

판단 기준
무엇을 하는지만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남아야 합니다.

사례와 예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했는지 경험이 축적되어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 쌓인 업무 경험과 판단 기준을 조직의 지식 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조

AI는 사람을 대신하기보다 경험을 남기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AI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회의와 업무 기록을 정리하고, 반복되는 업무 절차를 문서화하고, 과거 문제와 해결 사례를 축적하고, 필요할 때 담당자가 관련 기준과 자료를 검색할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AI가 숙련자의 경험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이 한 사람에게만 머무르지 않게 만드는 것에는 꽤 유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동화의 목적도 사람을 없애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에게 의존하던 업무를 조직의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

에이스가 있다는 것과 에이스에게 의존하는 것은 다릅니다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것과 그 사람에게 의존해야 조직이 돌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에이스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기는 것보다, 그 사람에게 쌓인 경험과 판단 기준이 조직에도 남도록 만드는 것.

그래야 한 사람의 탁월함이 그 사람만의 능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개인의 탁월함이 조직의 역량으로 바뀝니다.

어쩌면 일을 잘하는 사람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더 많은 일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잘하는 방식을 조직에 남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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