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40만 AI 인플루언서, 그런데 뒤에는 11명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팔로워 40만 AI 인플루언서와 뒤에서 운영하는 사람들을 대비한 빅보보스 대표 이미지

핑크색 머리의 20대 여성. 운동을 하고, 게임을 즐기고, 패션 브랜드와 협업합니다.

SNS에는 일상처럼 보이는 사진이 계속 올라옵니다. 팔로워도 약 40만 명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름은 아이타나 로페즈(Aitana López).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The Clueless가 만든 AI 인플루언서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팔로워 숫자와 수익에 눈이 갔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다 더 눈에 들어온 숫자가 있었습니다.

11명.

AI로 만든 한 명의 인플루언서 뒤에서 사람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실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돈을 벌까

아이타나는 2023년부터 활동했습니다. 피트니스와 패션, 게임을 좋아하는 바르셀로나 출신 여성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이 설정을 바탕으로 콘텐츠가 계속 제작됐습니다.

실제 촬영 모델은 없습니다. 하지만 SNS에서는 하나의 인물처럼 일관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작사가 2023년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월평균 수익은 약 3,000유로였고, 좋은 달에는 최대 1만 유로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브랜드 협업도 이어졌습니다.

☆ 수익 숫자는 이렇게 봐야 합니다
이 금액은 회사의 회계자료로 독립 검증된 수익이라기보다 제작사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수치입니다.

AI로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미지가 실제 광고 상품이 됐다는 점입니다.

아이타나는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AI 인플루언서라고 하면 사람 없이 AI가 알아서 콘텐츠를 만들고 돈까지 버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실제 운영은 다릅니다.

2026년 보도에 따르면 아이타나의 SNS 운영에는 11명의 사람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캐릭터의 일관성을 관리하고, 브랜드와 협업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AI가 사람을 모두 없앤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실제 모델에게 묶여 있던 역할이 AI 캐릭터와 여러 사람의 업무로 다시 나뉜 것입니다.

AI 인플루언서 아이타나 로페즈의 팔로워, 브랜드 협업, 수익과 11명 운영팀을 정리한 인포그래픽
아이타나 로페즈 사례를 통해 본 AI 인플루언서의 운영 구조. 이미지의 일부 문구는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모델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을 운영하는 방식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실제 모델을 활용하려면 촬영 장소와 일정, 계약 등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합니다.

AI 캐릭터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오늘은 운동하는 모습을 만들고, 다음에는 바르셀로나 거리를 걷게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는 장면이나 브랜드가 원하는 상황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캐릭터의 얼굴과 분위기가 계속 달라지면 사람들은 같은 인물이라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광고만 반복하면 신뢰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 결국 필요한 것은 운영입니다
캐릭터 설정, 콘텐츠 기획, 이미지 품질, 브랜드 협업을 일관되게 관리해야 하나의 계정이 자산으로 쌓입니다.

팔로워가 많은 것보다 ‘누가 모였는가’

AI 인플루언서 시장을 보면 팔로워 숫자가 먼저 보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50만 명에게 한 번 노출되는 계정보다 특정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반복해서 찾아오는 작은 계정이 브랜드에는 더 가치 있을 수도 있습니다.

패션이면 패션, 피트니스면 피트니스처럼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콘텐츠를 반복할 것인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AI로 얼굴을 만드는 기술이 보편화될수록, 누구를 위한 캐릭터인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작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AI 인플루언서가 새로운 시장이라고 해서 지금 시작하면 성공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알고리즘이 신규 AI 계정을 특별히 우대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개인이나 작은 팀도 생성형 AI 도구를 이용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실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참여자가 많아지고 브랜드의 기준이 높아지면 지금보다 눈에 띄기 어려워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초기 시장의 장점은 성공이 보장된다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먼저 쌓을 시간이 있다는 데 있습니다.

AI 인플루언서 시장에서 경쟁이 늘며 기회의 창이 좁아질 수 있음을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초기 시장의 장점은 성공 보장이 아니라 실험하고 운영 경험을 먼저 쌓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먼저 시작한 사람이 얻는 것은 ‘경험’입니다

초기에 시작한 사람이 더 똑똑해서 앞서가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대신 먼저 만들어보고 실패해볼 시간이 있습니다.

어떤 이미지에 사람들이 반응하는지, 어떤 캐릭터가 기억되는지, 어떤 콘텐츠가 팔로워를 모으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게 시작한다면
캐릭터 하나를 정하고 → 특정 관심사를 잡고 → 일정 기간 콘텐츠를 만들고 → 반응을 기록해보는 정도면 충분한 실험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사람을 없애는 게 아니라 역할을 다시 나누고 있습니다

아이타나 로페즈 사례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핑크색 머리도, 팔로워 40만 명도 아니었습니다.

AI 한 명 뒤에 11명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AI가 모델의 일부 역할을 가져갔지만 새로운 일도 생겼습니다. 캐릭터를 설계하는 사람,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 브랜드와 연결하는 사람, 결과를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 변화는 인플루언서 업계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AI가 직업 하나를 통째로 없애기보다 그 직업을 구성하던 업무를 하나씩 분리하고 다시 배치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타나 로페즈를 보며 저는 이런 질문이 남았습니다.

내가 하는 일 중 AI에게 넘어갈 부분은 무엇이고, 사람이 더 중요해질 부분은 무엇일까요?


참고 자료
The Clueless 공식 사이트
BBC 보도: AI 인플루언서 아이타나 로페즈 관련 기사
Fast Company, 2026: 아이타나 로페즈와 운영팀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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